DODGERS/ANALYSIS & COLUMN

워커 뷸러(Walker Buehler)의 또 다른 진화 - 슬라이더의 변화

Talented_L 2018. 9. 17. 14:22



올 시즌 뷸러가 던진 슬라이더는 구속은 86-90마일, H-Movement5인치, V-Movement-2에서 0인치 사이에서 왔다 갔다 했습니다. 커터와 구속 차이가 크지 않았고 무브먼트, 회전수도 비슷한 상황에서 결정적으로 공이 진행하면서 만들어내는 각도가 유사하다보니 슬라이더와 비슷한 코스에 커터를 던지다 장타를 허용하는 빈도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뷸러는 커터의 xwOBA.4186개의 구종 중 가장 좋지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카디널스 전에는 슬라이더 구속을 80대 초중반으로 낮추고 H-Movement8인치, V-Movement±0 로 조정하면서 커터와 완전 다른 각도로 슬라이더가 나아가기 때문에 커터와 슬라이더의 구별이 쉽게 이루어집니다. 카디널스전 등판 내용만 본다면 92-94마일의 하드커터와 81-86마일의 슬라이더를 던진다고 할 수 있겠네요.


<커터와 슬라이더 비교>

두 구종간의 구속이 확연히 차이가 나다보니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기가 훨씬 쉬워 보입니다. 94마일짜리 커터와 85마일짜리 슬라이더가 우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영상입니다. 타자의 아이레벨도 다르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올 시즌 뷸러의 커터, 커브, 슬라이더의 무브먼트를 나타낸 차트인데 세 구종이 따닥따닥 붙어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슬라이더의 H-Movement5인치 인걸 볼 수 있습니다. 카일 버디(Kyle Boddy)에 의하면 뷸러의 바뀐 슬라이더 궤적은 클리블랜드의 드론맨트레버 바우어(Trevor Bauer)가 올 시즌 새롭게 장착한 슬라이더와 유사하다고 합니다.

 

트레버 바우어는 커터, 커브, 슬라이더 이 3개의 구종간의 아이레벨의 차이를 주기 위해 기존의 슬라이더보다 수평 무브먼트를 더 가미한 슬라이더를 새롭게 장착하며 올 시즌 커리어 하이급 피칭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러면서 볼 배합도 더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지난 시즌이 끝나고 36시간 후 바로 자신의 훈련시설에서 초고속 카메라와 함께 2달 동안 자신의 동료인 코리 클루버(Corey Kluber)의 슬라이더 같은 차별화된 움직임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트레버 바우어 17시즌 커터, 커브, 슬라이더 무브먼트 차트>

위에 있는 뷸러 커터, 커브, 슬라이더 무브먼트 차트와 거의 흡사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서로 따닥따닥 붙어있고 커터와 슬라이더의 수평 무브먼트가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트레버 바우어도 자신의 슬라이더가 커터와 커브의 하위 구종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평무브먼트의 차이를 주기 위해 새로운 슬라이더를 연마한 것 같습니다.


세 명의 투수의 슬라이더 데이터를 비교해봤습니다. 첫 번째는 코리 클루버의 슬라이더, 두 번째는 트레버 바우어의 슬라이더, 세 번째는 뷸러의 카디널스전 슬라이더입니다. 세 선수의 슬라이더 영상을 봤을 때 확실히 진행되는 궤적이 비슷합니다. 무브먼트를 봤을 때도 거의 유사해보입니다.

 

웬지 류현진이 카이클의 커터를 따라해서 큰 재미를 본 기억이 있는 허니컷이 뷸러에게 트레버 바우어의 슬라이더를 추천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트레버 바우어는 코리 클루버의 슬라이더를 목표로 삼고 연마했기 때문에 세 선수의 슬라이더가 유사해보이네요. 

 

<뷸러의 카디널스전 슬라이더 영상>

사실 뷸러가 어제 던진 슬라이더는 최소 구속이 81.5마일, 최대 구속이 87.3마일이었습니다. 대부분 81-84마일에서 형성되었습니다. 그런데 85-87마일이 나온 슬라이더도 4개나 되었습니다. 85-87마일의 슬라이더는 찾아보니 뷸러가 올 시즌 던졌던 슬라이더와 무브먼트와 회전수가 비슷했습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관련 칼럼이 나오면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81, 82마일의 슬라이더 87마일의 슬라이더보다 훨씬 위력적으로 보입니다.



4회에 무뇨즈에게 3구 삼진 잡는 모습인데 커브와 슬라이더가 터널링 효과를 주는 영상입니다. 3D Pitch Visualization 으로 확인해보니 마운드에서 베이스까지 5분의 3지점까지는 거의 똑같이 공이 진행되었습니다. 게임에서 볼 때 너무 어이없는 스윙을 했을 때 쫌 이해가 안 갔는데 헷갈릴만하네요. 슬라이더의 구속을 낮춘 본래의 의도는 커터와 분리를 하기 위해 변화를 준 것 같지만 우타자 몸쪽 무릎쪽으로 뚝 떨어지는 커브와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의 조합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을 코치진이 캐치해서 게임에서 많이 써먹으면 좋겠네요.


<뷸러 카디널스전 커터 영상>

구속이 느려진 슬라이더 덕분에 커터 구종 가치도 더 좋아질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변화가 계속 이어질지 다음 경기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V Movement가 무뎌지는 쿠어스필드에서 H Movement가 더 가미된 80마일 초중반의 슬라이더가 효과가 좋을 것 같습니다. 뷸러는 올해 두 번의 변화를 주었습니다. 와인드업시 손의 위치를 조정하면서 커브 그립을 좀 더 전통적인 커브 그립으로 바꾸고 슬라이더의 구속을 떨어트리면서 궤적을 다르게 가져갔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좀 더 나은 투수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