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니엘 브림이 쓴 페드로 바에즈에 대한 기사 내용입니다. 제 사견도 쫌 추가해서 내용을 구성했습니다.
8월 9일 로키스와 경기에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켄리 젠슨이 없는 상태로 팀을 꾸려가야했다. 페드로 바에즈는 7회 3대 1로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에 투입했지만 5타자를 상대하면서 4실점을 하고 말았다. 다저스는 그 경기를 이겼지만 바에즈는 자신과 다른 불펜 자원의 잘못으로 팀의 5연패를 지켜봐야 했다.
그 날부터 정규시즌이 끝나는 날까지 바에즈는 19와 1/3이닝 동안 7피안타를 맞으며 1실점 밖에 하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보여줬던 도미넌트한 모습은 플레이오프까지 이어졌으며 플레이오프에서 6과 2/3이닝 동안 10개의 삼진을 잡으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엔 8월 초기부터 급격히 안 좋아지며 결국 챔피언십 시리즈와 월드시리즈 로스트에 제외되면서 플레이오프에 참가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올해 플레이오프에서는 로버츠 감독이 가장 신임하는 불펜들 중 1명이다.
이러한 바에즈의 성공의 원인은 세컨더리 피치에 대한 믿음이라고 볼 수 있다. 바에즈 커리어 동안 한 달에 100구 이상 던졌던 달이 총 25달이 있는데 그 중 2018년 10월이 59%로 패스트볼 비율이 가장 낮았다. 2018년 8월이 3번째로 낮았고 9월이 4번째로 낮은 달이었다. 바에즈 커리어 패스트볼 구사 비율은 70% 였다. 그 만큼 패스트볼을 제외한 구종을 많이 던졌다는 증거이다.
위에 그래프를 보면 바에즈의 체인지업이 한 번에 갑자기 뚝딱 생긴게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바에즈는 해마다, 매 경기에 조금씩 던지면서 연마해온 것으로 보인다. 패스트볼 구사 비율 감소와 함께 바에즈는 자신의 투구 레파토리에 변화를 주었다. Baseball Prospectus의 피칭 터널링 데이터를 보면 투수가 얼마나 똑같은 구종을 연속적으로 던졌는지에 대한 수치가 나와있다.
위의 그림을 보시면 바에즈가 얼마나 투구 패턴을 다양하게 변화시켰는지 볼 수 있다.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 패스트볼을 2번 연속 던진 횟수가 2배 이상 줄었다. 우타자를 상대로 여전히 패스트볼을 2개 연속 던지는 횟수가 많지만 이번 시즌이 흘러갈수록 점점 그 비율은 줄어들고 있는 상태이다. 밑의 동영상의 바에즈의 체인지업 영상이다.
사실 바에즈의 체인지업은 여태껏 계속 어느 정도의 잠재력을 보여왔다. 2017년에 적어도 100개 이상의 체인지업을 던진 투수 중에 바에즈는 whiff rate pitch rate (스윙시 헛스윙으로 이어지는 비율) 부문에서 45%로 4번째로 높은 투수였다. 또한 2015년, 2016년에도 체인지업은 매우 높은 헛스윙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압박을 많이 받는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선 바에즈는 지나치게 패스트볼에 의존해왔으며 가장 많은 헛스윙을 이끌어낼 수 있는 무기인 체인지업을 사용하는 횟수가 너무 적었다.
반대로 8월 9일부터 남은 정규시즌까지 바에즈가 잡은 29개의 삼진 중 11개의 체인지업이었으며 좌타자에게 잡은 삼진 8개 중 7개가 체인지업이었다. 지난 두 달간 체인지업의 구사비율을 높이기도 했지만 어떤 카운트에서 체인지업을 던질 것인가에 대한 결정 또한 매우 중요하다. 밑의 표는 바에즈가 적어도 100구 이상을 던진 지난 25달 동안 투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체인지업의 구사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바에즈 커리어를 보면 좌타자 상대로 투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지난 3달 동안만큼 체인지업을 많이 던진 달이 없었다. 마찬가지로 우타자를 상대할 때도 투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지난 2달은 체인지업의 구사비율이 가장 높았다. 결론은 좌타자 우타자 가릴 것 없이 투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바에즈는 체인지업을 자신 있게 자신의 결정구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구종을 다양하게 던지면서 타자들이 섣불리 예측하지 못하자 바에즈는 체인지업으로 더 많은 헛스윙을 이끌어내고 있다. 또한 체인지업을 많이 던져보면서 구종에 대한 감각을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 밑의 Gif 짤은 2017년 초기에 바에즈가 던진 체인지업의 로케이션과 18시즌 마지막 2달쯤에 던진 체인지업의 로케이션을 비교한 것이다.
체인지업의 감각과 자신감을 끌어올리면서 로케이션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을 볼 수 있다. 2017년에는 좌타자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주로 형성되었지만 Heatmap 이 전체적으로 뷸균형한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2018년에는 체인지업이 좌타자 존 바깥쪽으로 형성되면서 더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었고 전체적인 Heatmap도 더 균일한 모습이다.
체인지업에 대한 자신감을 얻으면서 우타자한테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예전엔 카운트가 앞서 있는 상황에서 많이 던지려고 했다면 최근엔 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에서도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구사한다. 타자들에게 체인지업이 효과적일뿐만 아니라 체인지업을 던짐으로서 바에즈의 다른 구종인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역시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위의 영상은 도밍고 산타나에게 체인지업을 연달아 던진 장면이다. 2번 연속 던졌지만 모두 스윙 스트라이크를 이끌어냈다. 바에즈는 올 시즌에 우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2번 연속 던진 횟수가 3번이나 된다. 물론 2017년엔 한 번도 연속으로 체인지업을 구사하지 않았다. “설마 체인지업을 또 던지겠어??” 라고 생각한 우타자를 상대로 바에즈가 밸런스를 뺏아버린 아주 좋은 예시이다.
물론 커리어 성적을 보면 평균정도의 불펜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순간 홈런을 맞거나 볼넷을 내주면서 많은 다저스팬에게 새가슴으로 찍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몇 년간의 절망적인 상황을 겪으면서 바에즈는 마침내 자신의 포텐을 터트린 것처럼 보인다. 물론 최근 2달간의 샘플은 바에즈를 분석하기에 매우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분명 바에즈는 완전히 새로운 투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예전보다 플러스 구질인 패스트볼의 커맨드 능력도 준수해보이며 (물론 아직도 부족하지만) 확실한 세컨더리 피치가 생기면서 타자들의 머리를 복잡하게 하고 있다.
바에즈의 체인지업이 앞으로도 잘 구사되고 자신감이 계속 유지된다면 바에즈는 월드시리즈뿐만 아니라 내년 시즌에서도 주요 불펜으로 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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