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구속과 삼진이 지배하고 있는 지금 현 시점에 삼진이 아닌 땅볼을 유도하는 싱커볼러의 유형은 극히 드물다. 제이크 아리에타, 댈러스 카이클, 잭 브리튼 같은 선수들이 머릿속에 대표적인 싱커볼러로 떠오르지만 사실 어느 누구도 다저스의 불펜자원인 스캇 알렉산더처럼 싱커를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구사하는 투수는 없다.

 

알렉산더는 작년부터 로얄스 불펜에서 크게 돋보이기 시작했다. 단지 트리플A에서 성적이 정체되었던 흔한 싱커볼러 중 한 명이었던 알렉산더는 메이저리그 수준을 체감하고 릴리버로 변신해서 2.48 ERA, 3.23 FIP, 73.8 percent GB% in 69 innings 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저렴하고 컨트롤이 가능한 불펜이었던 알렉산더는 트레이드 가치를 갖게 되었고 로열스에서 삼각딜에 의해 다저스로 넘어왔다.

 

다저스의 목표는 페드로 바에즈와 함께 알렉산더가 켄리 젠슨을 이어주는 브릿지 역할을 해주는 것이었다. 사실 초반엔 알렉산더가 너무 형편없었기 때문에 다저스의 계획은 물거품이 될 것처럼 보였다. 4월 한 달 동안 알렉산더는 삼진보다 볼넷이 많을 정도로 제구 막장이었다. 무엇보다 싱커의 정확한 제구와 커맨드를 구사하기 힘들어 했다. 알렉산더의 싱커는 단지 44.2%로만 스트라이크 존안으로 구사됬었고 이는 메이저리그 평균인 52.7%보다 낮았을뿐더러 알렉산더의 커리어 평균이었던 48%보다 낮은 수치였다. 타자들은 알렉산더의 존 밖으로만 형성되었던 싱커를 치지 않으면 그만이었기 때문에 많은 볼넷을 내줄 수 밖에 없었다.


Worst K-BB% in April


Name Team K-BB%
Lucas Giolito White Sox -8.1
Jordan Hicks Cardinals -7.9
Bryan Mitchell Padres -6.4
Mike Montgomery Cubs -4.4
Scott Alexander Dodgers -3.9
George Kontos Pirates -1.9
Wandy Peralta Reds -1.6
James Shields White Sox -1.5
Miguel Gonzalez White Sox -1.5
Sam Freeman Braves 0


위에 있는 표는 4월 한 달 동안 가장 나쁜 볼넷, 삼진 비율을 기록한 선수들 목록이다. 조던 힉스, 루카스 지울리토가 눈에 띈다. 알렉산더 또한 4월에는 볼삼비가 매우 좋지 않았다. 하지만 알렉산더는 428일에 마이너리그로 강등되고 다시 콜업된 후부터 거의 완벽하게 싱커의 커맨드를 선보이며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항상 일관되게 스트라이크 존 아래쪽으로 정확하게 싱커를 구사하고 있다

5월과 6월달에 비해 유난히 싱커가 밑으로 형성되었다는 걸 알수 있다.


위의 그림을 보면 알렉산더는 마이너에 내려갔을 때 릴리스 포인트를 수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작업이 알렉산더가 다시 완벽한 커맨드과 함께 싱커를 구사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알렉산더가 본격적으로 싱커를 사용했었던 2016년부터 2017년까지의 수평 릴리스 포인트는 1.50피트에 머물러 있었다. 2번째 그림에 나타나 있는 2017시즌의 릴리스 포인트를 봐도 최대 1.64에서 최소 1.25의 범위에 걸쳐있는 걸 볼 수 있다. 하지만 마이너에 갔다온 이후 알렉산더의 릴리스 포인트는 1.00대로 형성되어있다. 이렇게 팔을 더 들어올리면서 좀 더 높은 타점에서 싱커를 구사하다보니 수직 릴리스 포인트의 수치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이 릴리스 포인트를 수정한 작업의 성과는 주목할만하다.

 

Before demotion: 11.1 IP, 6.35 ERA, 5.42 FIP, -3.9% K-BB%, 57.1% GB%

After demotion: 30 IP, 2.40 ERA, 2.86 FIP, 14.7% K-BB%, 82.1% GB%

 

첫 번째론 대략 25%나 상승한 땅볼유도율의 증가다. 82.1% 로의 땅볼 유도를 하고 있는 거의 범점할 수 없는 수치이다. 또한 마이너에 갔다온 이후 GB/FB 비율이 전체 메이저리그 투수 중에서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부진했던 4월 달을 제외하면 수치가 더 좋아진다. 특히 6월달엔 알렉산더의 GB/FB 비율이 35였다. 35개의 땅볼을 유도하는 동안 단지 1개의 플라이볼만 있었을 뿐이다. 이 수치는 도저히 불가능한 수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태껏 35라는 수치를 기록한 투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2002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기록들을 찾아보았다.


 

한 달동안 최소 10이닝을 던진 모든 투수의 GB/FB 비율을 나열하였다. 16,888 명의 투수들의 수치를 전부 분석해본 결과 놀랍게도 알렉산더의 6월의 GB/FB 비율이 전체 1위를 차지하는 수치였다.

 

사실 매우 비현실적인 수치이다. 하지만 알렉산더는 7월에도 7.2 이닝 동안 3개의 플라이볼, 36개의 땅볼을 유도하며 GB/FB 비율이 12나 된다. 6월달 보단 낮은 수치이지만 역시나 역대급인 땅볼유도율이다. 작년에 다저스는 필즈, 바에즈, 스트리플링 등 수직 무브먼트가 좋은 불펜투수들에게 하이패스트볼을 던지도록 요구하여 퍼올려서 플라이볼을 만드는 스윙을 역이용했다면 올해는 스캇 알렉산더, 딜런 플로로를 영입하며 싱커볼러를 수집하고 있다. 다저스와 잠깐 링크된 브래드 지글러 역시 땅볼유도에 능한 투수이며 전체 불펜 투수중 73.5%1위인 알렉산더에 이어 72.5%2위에 랭크되어 있다. 또한 예전부터 추파를 날렸던 잭 브리튼 역시 그러하다.


현재까지 알렉산더는 다저스의 의도에 따라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다저스가 기대한 한만큼 땅볼 유도를 잘해내며 주자가 있을시 더블플레이를 유도해야할 사항에 다저스는 자신있게 알렉산더를 등판시키고 있다. 딜런 플로로 역시 에인절스전에서 홈런을 맞았지만 기대 이상의 구위를 선보이며 다저스팬들에게 모로우의 향기를 떠올리게 했다. 플로로 역시 56.3%로 땅볼유도율 15위에 랭크되어 있다. 올해 초 기준으로 알렉산더는 2022년까지 플로로는 2023년까지 다저스가 컨트롤 할 수 있다. 올해 새로 영입된 이 두명의 싱커볼러가 지금의 모습만 보인다면 앞으로 다저스가 데드라인에서 불펜을 찾는 모습을 보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불펜 줍줍이가 1~2명 터진다는 가정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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