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다니엘 브림이 쓴 컬럼에 제 의견을 쫌 덧붙여서 작성했습니다


2017년에 우타자, 좌타자를 각각 250명씩 상대한 우투수가 총 79명이 있었다. 그 중 다저스의 켄타 마에다(Kenta Maeda)는 우타자의 아웃카운트 중 32.6%를 삼진으로 잡아냈는데 이 기록은 맥스 슈어저, 코리 클루버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좌타자를 상대로 잡아낸 16.6%의 삼진율은 79명의 투수 중 48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우투수가 우타자에 강하고 좌타자에 상대적으로 약한 건 일반적인 이론이지만 마에다는 79명의 투수 중에 두 번째로 편차가 클 정도로 좌타자에게 좋지 않았다

 

위의 표를 보면 거의 모든 투수가 우타자 삼진율이 좌타자 삼진율보다 근소하게 더 높은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마에다의 지표는 다른 투수들의 지표와 눈에 띄게 멀리 떨어져 있는걸 볼 수 있다. 다저스는 이러한 차이를 감안하여 포스트시즌때 마에다를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마에다는 불펜으로써 수준급의 우타자를 상대해야할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 투입되어 성공적으로 불펜의 역할을 해내었다. 마에다의 불펜 전환의 성공은 짧은 이닝을 던지며 일시적으로 세게 던지고 버닝을 해서 구속이 올라간 면도 있었지만 다저스가 좌타자에 상대적으로 약점을 보이는 마에다를 고집스럽게 플래툰으로만 사용한 면도 있었다


             K% v R          K% v L

2017       32.6%            17.6%

 2018       32.8%            24.7%


월드시리즈 3차전에 롱릴리프로 나온 경기를 제외하면 마에다는 29명의 타자를 상대했는데 그 중 27명이 우타자였다. 상대적으로 약한 좌타자를 상대하지 않게 함으로써 다저스는 마에다를 활용해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마에다는 작년 포스트시즌에서의 성공가도를 2018 정규시즌으로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28.7 k%으로 80이닝을 던진 투수중 14위에 위치해 있으며 12위는 스트라스버그, 10위는 세베리노, 9위는 제이콥 디그롬일 정도로 최고의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15위 스넬, 16위 스트리플링) 마에다가 불펜을 하면서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하고 에너지를 이닝에 따라 어떻게 소비해야 하는 것에 대한 깨달음들이 올해 선발로 등판하면서 더 효율적인 피칭을 하는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패스트볼의 평균구속이 0.5마일이 올랐는데 이런 것들이 불펜 경험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마에다의 k% 상승은 작년에 비해 7%나 상승한 좌타자 상대 삼진율이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 작년에 좌타자를 상대로 49개의 삼진을 잡아냈지만 올해는 벌써 4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올해 마에다는 좌타자를 상대할 때의 어프로치를 약간 수정한 것처럼 보인다. 사실 투심 패스트볼을 그동안 던지지 않았던 마에다는 좌타자를 상대로 포심 대신 투심 패스트볼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마에다의 체인지업은 좌타자의 많은 스윙을 이끌어낼 수 있는 훨씬 세련된 구종이 되었다



이 그림은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 구사비율을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mph      Fastball     Changeup       Slider        Curveball     Sinker

2016       90.9           83.2             82.1            73.2          90.2

2017       92.2           83.9             83.2            75.4          90.6

2018       92.6           84.8             84.0            78.1          91.2

 

위 그림은 좌타자를 상대로 삼진율을 나타내는 그림인데 투심과 체인지업의 삼진율이 작년과 비하면 월등하게 상승하였다. 확실히 좌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졌을 때 마에다의 Whiff 비율이 32.9%에서 51.5%로 엄청난 상승을 보였다. 또한 마에다의 체인지업 구속도 패스트볼과 함께 1마일 이상 상승하였다. 패스트볼이 1.7mph, 체인지업이 1.6mph, 슬라이더가 1.9mph, 커브볼이 4.9mph, 투심이 1mph 상승하였다. 하지만 마에다의 효율적인 피칭의 가장 큰 원인은 구속뿐만 아니라 무브먼트에도 이유가 있다. 밑의 그림은 마에다의 체인지업과 패스트볼의 월별 수직 무브먼트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그림을 보면 올해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이 상하 차이가 더욱 커지며 위 아래로 나뉜다.

구체적으로 얘기해보자면 몇 년 동안 마에다의 체인지업 그립은 흔히 우리가 아는 전통적으로 알려진 그립이었다. 일본야구를 고려하면 마에다가 스플리터가 아닌 체인지업을 구사하는건 매우 특이하다고 생각할 순 있지만 그건 완전하게 마에다의 NPB시절을 들여다보지 않은 것이다. 알려진바에 따르면 마에다는 NPB 마지막 시즌에 스플리터를 던졌다고 한다. 하지만 스플리터를 통해 타자를 효율적으로 상대하지 못해서 봉인해두었다고 한다. 하지만 주목해볼게 있는데 올해 마에다의 첫 삼진 장면의 그립을 주목해보자.



자세히 그립을 보면 써클 체인지업이 아니다. 스플리터처럼 보인다. 트위터에 이 그립이 무엇인지 토론을 했을 때 Japan Times Jackson Coskery 씨가 이 비디오를 나에게 전해줬다.



영상을 보면 넷째 손가락을 접지 않았기 때문에 변형 스플리터라고 할 수 있다. 이 그립은 "fosh" 체인지업 그립같은데 템파바에이 제이크 파리아(Jake Faria) 가 던지는 것과 비슷하다. 스프링캠프에서 인터뷰한 영상인데 일본어를 할 줄 몰라서 번역은 못했으나 중간중간에 체인지업, 스플리터 이런 단어가 들리는 것으로 유추해봤습니다.

올시즌 마에다는 이 새로운 구종을 잘 활용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작년이었으면 써클 체인지업을 던지는 상황에 올해는 이 새로운 구종을 던진다는 것이다. 마에다는 좌타자를 상대로 14%의 비율로 이 구종을 구사하고 있다. 또한 투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변형 스플리터를 20% 비율로 사용하는데 체인지업을 15%로 사용했던 작년과 비교하면 구사 비율과 레파토리가 유사하거나 일치한다. 하지만 작년에 던지던 체인지업과 올해 던지는 변형 스플리터는 구사비율에 있어 한 가지의 차이점이 있는데 바로 우타자를 상대했을 때 작년에 구사했던 체인지업 비율에 비해 올해는 변형 스플리터를 3배나 더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버스트 포지를 상대하는 영상을 보면 이러한 점을 알 수 있다

 


요약하자면 올해 마에다는 첫 번째로 메이저리그 첫번째 시즌이었던 2016년보다 1~2마일 상승한 구속, 두 번째로 더 많은 무브먼트를 가지는 변형 스플리터를 사용함으로써 훨씬 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1마일만 떨어져도 하드 힛 비율이 높아지는 경우를 보면 비약적으로 구속이 증가한 건 아니지만 1~2마일이라도 오른 지금의 마에다는 2016시즌과 비교하면 타자들에겐 천차만별일 것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진보하는 마에다의 모습은 무려 8년의 계약을 맺은 다저스에겐 기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시즌을 반 정도밖에 치르지 않았기에 앞서 언급했던 여러 수치들이 의미가 퇴색될 수 있지만 지금까지 보여줬던 발전하는 모습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작년에 내용적으로도 좋지 않았던 마에다의 성적을 향상시키는 데에 분명 체인지업의 발전 혹은 체인지업을 대신하고 있는 변형 스플리터의 등장이 큰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계속해서 우타자와 좌타자를 상대할 때의 차이를 줄일 수 있다면 앞으로도 수준급의 투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체인지업의 그립을 바꾸고 작년보다 내용과 결과가 좋아진 걸 고려하면 마에다의 미래는 더욱 낙관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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